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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이야기

[일상] 올빼미형 인간이 정시출근에 성공하는 법

by 미키씨 2023. 3. 16.

고백하건대 전 하루하루 회사를 나가고 있단 게
기적과도 같은 찐 올빼미형 인간입니다.

지금이야 많이 나아졌지만 옛날엔 그 정도가 훨씬 심했어요.

아침에 학교/회사 가라고 깨우는 가족들이 있으면
항상 한따까리 하고, 화에 가득찬 채 집에서 나왔구요.

집을 나와 회사 근처에서 자취를 시작한 다음에도
아침에 꼭 10~20분 늦기 일쑤였습니다.

다행히 종사하고 있는 업종이 유연근무제를
다른 업종보다는 빨리 도입했기 때문에
+ 그래도 남들보단 열심히 일하고 성과가 나쁘지 않아서
아직까지 잘리지 않고 잘 다니고 있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게 출근하면
1) 남들보다 늦게 퇴근하게 되고
2) 내 윗사람들보다 늦게 오고 늦게 퇴근하니 보는 시선들이 곱지 않고
3) 정말 일찍 출근해야 하는 날에는 너무너무 힘이 듭니다.

이러다보니 머릿속으론 항상 일찍 일어나야지 생각하고
항산 아침에 실천을 못하는 날들이 반복되고,
그래서 아 난 정말 구제불능이야 생각하게 되고...
네, 악순환이죠.

그렇지만 올해 들어서 정말 각고의 노력 끝에
일찍 출근하는 날들이 점차 늘고 있는데요.

저도 잊지 않기 위해 그 방법 두 가지를 정리해 둡니다.

1. 일단 무엇보다 일찍 잔다.

  "일찍" 이라는 것이 정말 무조건!!! 9시에는 잠들어라!!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올빼미형의 가장 중요한 올빼미 원인 중 하나는 '자기 전 시간이 아까워서 뭔가를 자꾸 하다 보니' 라고도 생각하는데요. 무얼 하든간에 대부분은 아마 밀린 일이나 취미, 여가를 좇는 것들일테니 그게 나쁘다곤 생각 안 합니다.

요는, 그런 것을 하더라도 최대한 줄여서, 어느 정도의 일정한 수면을 확보하는 것이 일찍 일어나는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요.

자꾸 그런 마음이 드는 거, 압니다. 하지만 참아 봅니다. 아니면 리스트를 어디 적어 두고 다음날 아침에 해보면 되죠. (그리고 신기한 건 다음날 되면 거짓말같이 할 생각도 들지 않는 일들이 대부분이에요...)


2. 일찍 일어난 나의 모습과 출근까지의 절차를 최대한 많이 심상화한다.

이건 비교적 최근에 알게된 기술인데요. '심상화' 하니까 무슨 시크릿 어쩌구 하는 소리 같을 것 같지만... 근거가 있는 얘깁니다.

전 일찍 깨도 기분 좋음을 전혀 못 느끼는 사람인데요. 사실 일어나서도 뭘 해야할지 아직도 모르겠긴 합니다. 그낭 더 자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은걸요.

그래서 최대한 일어나서 일찍 출근해서 기분이 좋은 내 모습까지 최대한~~ 디테일하게 상상해보았습니다.

침대에서 눈을 뜬다. 알람이 여러 번 울리기 전에 이미 나는 알람을 모두 껐기 때문에 자꾸 울릴 일이 없어 기분이 좋을 것이다. 침대에서 나와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일을 보고 씻는다. 평소처럼 급하게 씻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씻을 거니까, 간단하게 워시오프 팩도 하고 양치도 하면서 세안도 이중세안 할 수 있어 좋겠다. 머리 말리면서 거울을 들여다보면 깔끔해진 얼굴에 만족할 거다.
나와서 옷도 천천히 고르면 아무 옷이나 입지 않아도 되니 기분이 좋을 거다. 잘 챙겨 입기 전에 커피머신에 커피도 내려 놓으면 집안에 기분 좋은 냄새가 퍼질 것이다. 한잔 마시고 가볍게 출근하면 기분도 상쾌하고, 출근해서 본부장과 팀장에게 눈도장도 찍고 '어쩐 일로 일찍 왔지' 라는 기분 좋은 질문도 받아 보자. 남은 시간엔 블로그도 쓸 수 있고 하루의 과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로 이 기술은 아래 영상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2분 30초부터 참고)
https://youtu.be/BzynYwGx-qg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구요...?
- 그렇게 해서 성공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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