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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이야기

[일상 이야기] Queerness in ... a business meeting

by 미키씨 2022. 1. 24.

지금은 많이 잃어버렸습니다만 예전에는 제 주변에 퀴어 친구들이 꽤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게이 친구들이 개중 제일 많이 있었고, 레즈비언과 무성애자 친구들도 있었어요. 젠더플루이드나 논바이너리는 아무래도 좀 나중에 생긴 개념이니만큼 새롭게 정체화하는 친구들이 있었던 거 같구요. 그런데 그런 개념들이 보급될 때 즈음, 졸업하고 평범한 회사에 취직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에 퀴어 친구들을 접하기 힘든 환경으로 들어와 버렸답니다.  + 퀴어퍼레이드도 오프라인으로 못 간 지 한 세월이었던 게 더 큰 것 같아요. (인권재단사람에는 8년째인가 후원중인데...ㅠㅠ) 그리고, 좀 더 슬픈 얘기로는 그 사이에 이 현실을 버티지 못하고 먼저 무지개나라로 간 친구들도 적잖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거의 한 4~5년을 퀴어/퀴어함과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었는데요, 최근 어떤 미팅에 갔다가 정말 반짝반짝 퀴어함으로 빛나는 분을 만나게 됐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멋진 분이 퀴어가 아니라면 전국의 퀴어들이 땅을 치고 울 것 같은 분이었어요. 지루한 회의 내내 그 분 밖에 안 보였습니다. 로맨스적으로 반했다는 건 아니고, 저렇게 프로페셔널한 일터에서 본인의 취향과 개성을 한껏 드러내고 계신 모습 자체가 정말 신선하고 멋졌어요. 짐작하기에 부모님이 (한국의)일반적인 성인지를 갖고 있는 가정이라면 절대 저런 모습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거 같았을 정도였습니다. 진작에 어렸을 때부터 엄청난 성지향성 정정의 압박에 시달렸을 것 같은....... 흐엉! 게다가 회의 내내 발언은 얼마나 똑부러지게 잘 하시는지, 일까지 잘 하시다니 너무 먼치킨 아닌가요!

 

회의 끝나고 정말 이 사람하고는 사석에서 만나서 친해지고 싶다는 그런 마음도 있었는데요, 어림도 없지~ 우린 일로 만난 사이니까요. 그냥 그 분이 너무 기억에 강하게 남아서 왠지 기록해 두고 싶었습니다. 

 

 

참고로, 그 분은 샘 스미스를 닮았답니다. 그 멋진 분이 계속해서 반짝반짝 빛나시기를, 그래서 나중엔 업계의 화려한 스타가 되시길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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